2008년 12월 1일 월요일

추천도서,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이탈로 칼비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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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사촌 구역질이 나다니!"

늘 주먹질을 해대고 감방을 제집처럼 드나드는 구두방 주인 피에트로마그로의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 핀, 뭇사내들에 하룻밤의 쾌락을 제공하는 누이의 뚜쟁이인 핀, 동네 사람들의 치부를 숨김없이 악의에 찬 큰 목소리로 외쳐대는 아이, 동년배 아이들의 놀음은 어리석어 보이기만 하는 아이, 그래서 어른들의 선술집을 기웃거리고, 그들 어른들의 추한 모양새를 우스개로 지껄여 한 귀퉁이를 차지할 밖에 없는 아이, 핀은 아이의 세계에도, 어른의 세계에도 끼지 못하는 아웃사이더다.

매춘부 누이를 향한 속된 어른들의 추레한 욕망만이 고립된 핀의 존재의미를 부여 할 뿐, 나, 핀은 없다. 1940년대 2차 세계대전 중 독일점령하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어느 세상에도 소속되지 못한 어정쩡하고 분노에 찬 낯설기만 한 아이의 관점을 이용하여 당 시대 사람들의 분노와 이데올로기의 정체가 무엇인지, 증오에 찬 세상과 어떻게 화해하여야 하는지를 성찰하고 있다.

그 본원적 의미가 무엇인지는 중요치 않다. 아이에게 들리는 그럴듯한 저항세력의 이름, 가프, 위원회와 같은 용어는 신비로움과 경외의 대상이 된다. 누이를 찾는 독일병사의 권총을 훔쳐내고, 이를 어른들의 세계로 진입하기위한 수단으로 의기양양하게 선술집에 도착한 아이에게 “남자들은 등으로 성벽을 치듯 둘러앉아 있었는데 핀에게는 그 성벽이 열리지 않았다. ” 아이는 이제 총을 자신만을 위한 상징으로 해석하기에 이르고, 총이 지닌 권력의 무한성에 매료된다. 장난감이 아닌, 실제의 총이 주는 그 차갑고 묵직한 감각의 무게는 아이가 감당하기에 버거운 무엇이다. 아이는 자신만이 아는 오솔길을 걸어 그만의 세상인 거미집에 총 P.38을 숨겨놓는다.

총을 훔친 아이는 독일군에 의해 정치범으로 체포되고, 심한 고문을 받던 중, ‘빨간 늑대’라는 파시스트 저항세력의 유격대원과 탈출에 성공한다. 그러나 다시금 혼자가 된 아이는 철저하게 고립된 세상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우연히 거미집 숲속에서 만난 남자, ‘사촌’이라 불리는 유격대원을 따라 조야한 저항군 부대의 일원이 되며, 이들과 생활에서 핀의 눈에 비친 이 비루한 유격대(레지스탕스)의 구성인물들과 그들의 언어, 행위의 밑바닥에 흐르는 본질은 세상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그리고 역사적 평가의 허구를 드러내는 배경이 된다.

독특하게도 이 작품의 말미에 첨부된 작가의 수정된 서문이 들려주는 그 진솔함과 같이, 나치와 파시스트에 대항한 민족적 저항, 조국애, 인간다운 삶의 회복, 민중혁명으로서의 가치와 같은 이념적 관점의 평가가 과연 실체의 진정성을 의미할 수 있는가에 회의를 보낸다. 유격대의 부대원들 - 파견대의 우두머리인 ‘오른팔’과 요리사 ‘왼손잡이’의 아내 ‘질리아’의 위선, 황소입 키다리, 백작 등 네 명의 동서, 배신자 펠레 등등 - 은 단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사회에서 도피 할 수밖에 없는, 개인의 이기심을 유보하기위한 도피처로서 참여하고 있음에 불과함을 통렬하게 파헤친다.

이렇듯 작가는 레지스탕스를 조국 이탈리아를 위한 민족적 영웅들로만 묘사하지 않는다. 구성원들은 경외할 만한, 그리고 숭고한 조국애나, 인류애, 특정 이데올로기의 실현과 같은 의지를 가진 인물들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나치와 파시스트에 대항했던 사람들임에는 분명하다. 작가는 이를 굳이 역사적 의미로서 보다는 인간 본성의 한 방편으로 보는 것이 균형성이 유지된 시각이라고 주장하는 듯하다.

작가는 소설적 흐름을 희생하면서까지 유격대의 지휘관 페리에라와 킴, 두 사람을 등장시켜, 특히 ‘킴’이라는 인물을 통해 유격대원인 이들 민중이 갖는 무(無)이념성과 생존의 이기적 욕망뿐임을 “저들은 쓸모없는 몸짓들, 무용한 분노들을 가지고 있을 뿐이야. 비록 승리했다고 해도 그건 쓸모없는 무용한 것들이지. 그것들은 역사를 만들지 못하고, 자유를 찾는데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라 그저 분노와 증오를 되풀이하고 영속시키는데 사용되기 때문이야.”라고 부각하여, 이념이란 단지 소수의 전유물임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있어, 전후(戰後) 이탈리아의 레지스탕스에 대한 양분된 시선에 대해 시대적 소명의식을 작품에 반영하려는 고집스러움을 보인다.

한편, “가슴속에 안개처럼 응어리지는 고독을 씻어내기 위해” 남자들이 웃음에 흠뻑 취할 정도로 새로운 농담이나 찡그린 얼굴표정을 만들어 내는 핀의 세상에 대한 분노와 증오심은 우리 인간들 저마다의 비밀스런 상처의 한 단면이고, 우린 그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해 싸운다고 다독거린다.

자기만의 진실과 희망이 있는 거미집이 있는 숲속 오솔길, 핀이 세상과 화해할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 그런 핀에게 느닷없이 생리적 욕구의 해결을 위해 그의 매춘부 누이를 알려달라는 ‘사촌’을 맞는다. 핀은 이런 ‘사촌’역시 다른 인간들과 다름없는 똑같은 부류로 치부해버리고 누나의 거처를 알려준다. 그러나 금시 돌아온 사촌은 그 짓을 하려다 구토가 올라와 그냥 돌아와 버렸다고 얘기한다. 이때 핀이 아주 만족스러워하며 내뱉는 주절거림은 잔뜩 어두웠던 독자의 가문 마음에 해갈을 준다. “젠장, 사촌 구역질이 나다니!” 자신의 거미집의 존재를 인정해주고, 매춘이란 썩은 가치에 구토를 일으키는 사촌은 핀에게 더 할 수 없는 친구로 여겨진다. 이렇게 아이와 세상과의 화해는 시작된다.

온통 상처투성이인 세상, 영원히 이름도 알 수 없는 분노의 투쟁이란 되풀이되는 인간들의 몸짓을 전쟁의 상흔 한 복판에 아이를 서게 함으로써 아이가 어른으로, 세상의 부조리까지도 화해 할 수 있는 고통과 성숙의 과정을 숭고하기까지 하게 그려내고 있다. 1947년에 발표되고, 1964년 수정된 듯한 칼비노의 처녀작이라는 이 작품의 연대기적 위치를 떠나서도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에 버금가는 완성도 높은 성장소설의 걸작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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