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22일 화요일

오늘까지만 사랑해 / 김수박 지음 | 바다출판사

나의 사랑스런 중고책 사냥터, 북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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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돌아다니다가 송창식의 '선운사'에 얽힌 사연을 그린 만화 한 컷을 보게 되었다.
그렇게 잘 그린 그림도 아니었는데 그 사연에 끌려 그만 이 책을 구입하기까지에 이르렀다.

독특하고, 자꾸 보다보니 그만 정이 들고 마는 그림체를 구시하는,
시사만화가 출신의 그 이름도 잊지 못할 김수박의 이 책은 시대를 초월하는
40곡의 대중가요의 가사와 어우러진 네 남녀의 사랑과 결혼, 이별에 관한 이야기이다.

한 곡당 한 편의 에피소드가 할당되어 있지만,
모든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져 자연스럽게 흐르는 구성이 참 독특했다.
드라마를 보는 듯, 때로는 뮤직 비디오를 보는 듯한 감성적인 연출이 꽤 마음에 들었다.

'선운사'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선화라는 캐릭터가 특히 짠하고 기억에 남는다.
사랑했지만 미래가 보이지 않아 스스로 연인을 떠나버리고도 접어지지 않는 마음 탓에
'선운사'에 가서 오지 않을 사랑을 기다리기도 하고,
수없이 많은 밤을 폐인으로 보내며 이미 끝난
사랑의 재를 움켜쥐어 보려고 애쓰는 그녀가 어찌나 안쓰럽고 답답해 보이던지..

또다른 커플 명희와 순필의 이별 이야기도 기억에 특히 남는다.
'봄비' 내리는 오후에 떠난 두 사람의 '슬픈 인연'은 '비와 당신의 이야기'처럼 '
춘천가는 기차'에 실려 '아쉬움'만 남긴 채
'아이러니'한 'Last scene'에서 극적인 '칠년 간의 사랑'으로 돌아온다..ㅜ.ㅠ..

권말에는 흑백으로 작가 본인의 경험담이 짧게 실려 있는데,
이 책에 실린 여러 이별 이야기의 모티브가 되었음은 물론,
40곡의 가요도 바로 본인의 추억송임을 슬며시 고백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제일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최호섭의 노래 '세월이 가면'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인데,
가슴이 찡하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져 한순간 눈물이 반짝 내비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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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북스토리 커뮤니티)

1. 나만의 태그들(중고책 사냥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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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16일 수요일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박민규 지음 | 예담

나의 사랑스런 중고책 사냥터, 북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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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강렬한 첫만남 이후,

박민규의 지난 행적들을 찾아 헤매던 중 반가운 신작 소식에 발간되자마자 교보로 달려가서 산 책이다.

라벨의 클래식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에도 모티브로 활용된 그림 속 왕녀 마르가리타가 아닌,

그 옆의 기묘한 난장이 시녀에게 주목한 박민규의 시선이 이번에는 무슨 이야기를 그려낼까 매우 기대가 커서

그 날로 밤잠을 설쳐가며 이틀만에 독파하였다.

역시 80년대가 배경으로, 잘나가지 않았던 배우인 아버지와 못생기고 희생만 일삼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그리 곱게 자라지만은 않은 주인공이 '지나가다가 한 번씩 쳐다 볼' 정도로 못생긴 그녀와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펼쳐진다.

평범하지 않은 가정환경 탓인지 그는 그녀가 못생겼기 때문에 끌리지만 이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놀리거니 괴롭히기 위한 이성의 접근이 전부였던 그녀도 이런 그의 호의를 선뜻 받아들이지 못한다.

유쾌한 선배 요한의 징검다리 역할 덕분에 셋은 호프집의 맥주와 80년대의 팝송을 매개로

저들도 모르는 사이 아름다운 청춘을 흘려 보내고, 결국 그는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이번에도 박민규 특유의 자유로운 표현은 난무한다.

파랑과 빨강으로 처리되는 그와 그녀의 대화라던가, 갑자기 나타나는 활자의 데크레센도는

외모에 주눅이 들어 작아지기 일쑤인 그녀의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표현해낸다.

가끔씩 튀어나오는 유쾌함 외에 내내 흐르는 쓸쓸함의 정서가 가슴을 먹먹하게 하더니,

<파리의 연인>도 아닌 심히 열린 결말로 보는 사람 속을 다 뒤집어 놓는다.

그래도, 역시, 책장을 덮은 순간 흐르는 따뜻한 마음이, 여전히 느껴지는 그윽한 시선이,

책에서 한동안 벗어나지 못하게 할만큼 여운이 깊은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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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북스토리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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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15일 화요일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 박민규 지음 | 한겨레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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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와의 만남은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지금보다 좀더 친구 A를 자주 만날 무렵, 요즘 읽고 있는 책이라며 잠깐 보여준 것이 바로 이 책이었다.

그땐 재밌다는 말을 흘려 들었는데, 몇달 후 교보에 갔다가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고 몇 장 넘겨보다가 문득 집어들고 왔었더랬다.

당시 개봉한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과의 시너지 효과인지

프로야구 원년의 도깨비팀 삼미 슈퍼스타즈가 새삼 화제가 됐는데, 정작 영화와 책은 큰 상관이 없는 내용이었다.

처음엔 야구팀과 선수에 관한 이야기인가 싶었지만 '

팬클럽'이란 단어가 말해주듯 이 소설은 삼미의 팬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아니, 삼미의 팬이었던 주인공과 그 친구들의 좌절기와 재기(?)를

80년대 초반 프로야구의 열기와 절묘하게 매치시킨 이야기이다.

기성 작가와는 뭔가 다른, 자유롭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분위기의 박민규는 그렇게 순식간에 자기에게 끌리게 만들었다.

페이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표현으로 보여지는 그 재기발랄함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엇다.

만년 꼴찌인 삼미의 팬으로 받는 수모나 굴욕이라던가,

야구 선수들의 이름에 관한 소견, 격동의 80년대에 대한 씁쓸한 향수 등을 들여다보며

낄낄거리다가도 아픈 첫사랑과 회색의 대학시절을 거친 주인공인

거품 경제시대의 일벌레가 되어 삶의 재미를 잃어버린 대목에선 답답한 공감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루긴 힘들지만 결코 불가능하진 않은 멋진 결말에 이르러서는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그 손바닥만한 남일대를 기어이 보고 싶어서 그해 가을에 삼천포를 훌쩍 다녀온 후,

해마다 뭔가 나를 잃어버린 기분이 들 땐 가끔 내려가게 되는 소중한 인연을 맺게 되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행복하기 위한 시간을 가지라는,

알고보면 따뜻한 시선을 가진 작가 박민규를 마음 한 구석에 새기게 한 고마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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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북스토리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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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14일 월요일

E=mc2 /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 생각의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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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E=mc2의 전기이다.

상표처럼 되어버린 이 공식의 탄생배경과 성장을 인물들을 등장시켜 알기쉽게 설명하고 있다.



에너지(E)와 질량(m)과의 관계에 빛의 속도(c2)가 들어가는 이유는?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질량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에너지가 농축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태양은 4개의 수소가 헬륨으로 융합되면서 0.7%의 질량이 에너화 되어 끊임없이 타오른다.



지금에야 당연히 받아들여지지만 이 놀라운 통찰은 핵폭탄제조에 이용되었고,

우주론을 탄생시켰으며, 블랙홀을 상상할 수 있도록 했다.



당연한 이야기에 추가로 이 책에서는 약자들의 그러나 위대한 인간의 이야기가 있다.

정규교육을 받지 못해서, 여자라서, 유색인종이라서, 유대인이라서

자신들이 발견한 진실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소통의 절망을 겪은 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인간사회의 고집과 질투, 이기심 때문에 진실이 빛을 발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결국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 진실은 감출 수 없다.



내가 느낀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리제 마이트너와 그의 조카 프리시가 원자의 세계를 열은 것이다.

핵을 파괴할 수 있는 에너지를 원자 핵 내부에서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낸 것인데

이것은 핵폭탄 제조의 가능성을 열도록 한 발견이었다.

나는 그것을 계산해 낸 장소가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다.

조카와의 숲 산책중에 머리, 종이, 그리고 연필만으로 계산해 낸 것이다.

눈 덮인 한낮의 적막속에서 말이다.

느릿느릿한 사색은 고리타분하고는 거리가 먼 매우 열정적인 활동임을 알 수 있다.



진리는 열정과 고집, 낭만속에서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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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북스토리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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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13일 일요일

나는 행복한 전도자 / 김인중 지음 | 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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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의 기독교는 다소 현학적이다.

인문적인 지식, 자기계발 혹은 심리학적 배경지식 정도는 기본이다.

멋드러진 찬양을 위해 화성도 알아야 하고, 악기도 다루어야 하고,

창조과학에 대한 지식으로 무장하여 진화론적 교육체계와의 논리싸움도 준비해야 한다.

기독교의 이런 현실은 방청소, 책상정리 다하고 정작 공부는 하지 않는 학생의 상황과 비슷하지 않을까?



기독교의 본질은 전도, 즉 구령의 열정이라는 점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전도의 열정 하나로 척박한 반월공단 신도시에서 큰 교회를 일구어내신 김인중 목사님의 이야기를 읽고

그 믿음의 단순함과 끈질김에 감탄하며 나의 믿음은 참으로 약한 것이구나라고 반성했다.



우리는 항상 새로운 것을 찾지만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으며

오직 우리를 새롭게 하실 수 있는 분은 하나님뿐이다.

발로 뛰며 사영리를 전하는 목사님의 단순한 전도로 늘 새로운 영혼이 구원을 받았을 것이다.



이렇듯 화려하지도 않고 요란하지도 않은 안산동산교회가 부흥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김인중 목사님의 꾸준한 전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p.129 특별나게 통반장 다하는 사람,

저 사람 아니면 안 되겠다 할 정도의 사람이 없고,

그렇다고 쓸모없는 사람도 없는 모두 적당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동참하여 교회가 부흥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저희 교회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나의 믿음은 단순한 게으름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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