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7일 일요일

추천도서, 엄마를 부탁해(신경숙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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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 속수무책의 자괴감과 눈물이 당신을 위로하진 못하겠죠...

첫 문장에서 마주하는 ‘너’라는 인칭(人稱)은 독자를 당혹스럽게 한다. 그리곤 곧이어 너라고 칭하는 이 화자(話者)는 누구일까? 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런데 왜 이렇게 석연찮은 감정이 계속되는 것인가? 어느새 너는 곧 나로 이입되어 너의 엄마, 아니 나의 엄마에 대한 내 무지의 죄의식을 두드려 대고 있기 때문임을 알아차린다. 작품속의 ‘너’와 소설 밖의 ‘나’를 동일시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숨어있었음이리라.

그저 당신은 나에게 엄마이기만 하면 되었다. 나를 돌봐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늘 내 편이 되어주는 그런 사람, 자식을 위해, 남편을 위해, 그 자리에 있으면 되는 사람쯤으로만 알았다. 당신에 대해서, 여자인 당신의 삶에 대해서, 나에게 이해란 것 자체가 없었음을 몰랐다.

엄마를 지하철 서울역에서 잃어버렸다. 참담해하는 네 남매의 허둥댐에서 조차 현재의 엄마를 표현할 수 있는 어떠한 것도 갖고 있지 않은 자신들을 발견한다. 오늘의 엄마 모습을 알릴 수 있는 사진조차 없다. 엄마가 실종되고 나서야 기억의 밑바닥을 거닐어 그녀의 상태를 더듬는 이들에게서 바로 나의 모습을 떠올린다. 파란 슬리퍼에 드러난 퉁퉁 부어 곪아터진 발을 전달하는 목격자들의 이야기에서 조차 진실을 받아들이기 두려운, 그래서 외면하려는 너희들의 이기심에서, 자기연민에만 급급해하는 우리들의 본성을 본다.

아내와 자식, 가족의 생계에 무심하기만 했던 아버지, 그래서 억척스레 자신의 몸을 혹사하여야만 자식들을 건사할 수 있었던 엄마, 성장하여 집을 떠나보낼 때마다 겪는 회한과 고통에 지배된 엄마의 비어버린 가슴과 쓸쓸함 가득한 모습, 큰 애의 미래에 장애가 될까, 졸업증명서 한 장을 전달하기 위해 낯설기만 한 서울의 후미진 동사무소를 한밤중에 찾아 달려온 엄마, 집나간 둘째가 집을 다시 찾아 들어올 때 주저치 않게 “ 한 밤중에 바람소리에 깨면 그 바람에 문이 닫힐까봐 방문을 열고 나가서” 대문에 묵직한 돌을 괴어놓던 엄마, 글 쓰는 딸 아이이의 소설을 알고 싶어, 그 자식이 자랑스러워 타인에게 읽어 달라하여 듣던 엄마, 집 버린 남편의 밥을 하루도 빠짐없이 아랫목에 묻어두던 엄마, 자신의 건강이 나빠져 그 통증이 온몸을 훑고 지나가는 순간에도 남편의 작은 질병과 통증의 호소에 귀 기울이고, 시중을 들어주던 엄마, 그런 엄마를 잃어버렸다.

“열일곱 아내와 결혼 한 이후로 오십년 동안 젊어서는 젊은 아내보다 늙어서는 늙은 아내보다 앞서 걸었던” 그 빠른 인정머리 없고 사랑 없는 이기심이 기억조차 흐리고 상처투성이의 지친 몸뚱아리 치매 환자인 아내를 잃어버리게 했다. 매번 모시러 나가던 큰 애도, 작은 아이도 그날에는 마중 나가지 않았다. 큰 딸아이는 중국 자금성 관광을 하고 있었고, 작은 딸 아이는 자신의 세 아이들에 치여 있었다. 이들의 변명어린 일상의 자기 합리화에서 어쩔 수 없는 독립된 개체로서의 인간의 취약한 감정의 한계를 읽는다. 이들과 결코 다르지 않은 나는 속수무책의 자괴감과 화끈거리는 모멸감이 훅하고 나에게 덮쳐오는 것을 느낀다.

왜 엄마가 희생하는 삶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 것일까? 왜 그녀의 상실에서야 비로소 그녀의 슬픔과 고통이 이해되는 것일까? 왜, 왜, 엄마는 그 속박된 삶에서 조차 행복할 수 있었다고 믿고 싶은 걸까? 병든 노구(老軀)를 끌고 자식들 힘들다고 먼 거리를 올라오던 엄마, 엄마의 두통이 온몸을 갉아먹어대도 알지 못하던 자식들, 쌀쌀맞고 건조하게 대하기만 했던 옹졸한 안부전화, 이 모든 무심함과 무지와 불성실과 에고가 죄스럽다. 바로 이 순간 뭉클하게 응어리져 떠오르는 죄송함과 시야를 흐리게 하는 눈물도 결국 나를 위로하기 위한 연민에 불과한 것 아닐까? 엄마를 몰랐다. 아니 외면하고 지냈다.

작품은 이렇듯 성장한 자식들이 극복해내지 못하는 원죄와 같은 이 자괴감을 송곳으로 빈틈없이 찔러댄다. 감정이입의 골을 타고 한 없이 그분, 엄마를 향해 눈물을 쏟아내라고, 그리고 품에서 떨쳐 보낼 때의 그 고통을 이제는 알았다고, 그 많은 몰랐음을, 알려할지 않았음을, 용서를 구하라고 사무치게 몰아대는 듯하다. 이 죄인의 인칭대명사인 ‘너’가 어느 순간 ‘나’로 바뀌었음을 알아차리는 순간 너희들이 몰랐던 ‘엄마’가 드러난다.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고, 머리에 아무것도 이지 않고, 등에 아무것도 업지 않고, 그렇게 홀로되어 길을 걸어본지가 언젯적이었나.” 자신의 몸 홀로 가벼이 세상의 자유를 한껏 느끼는 엄마의 모습, “팔을 살랑살랑 흔들어보며 신작로를 걸었소. 기분 좋은 바람이 옷섶으로 파고 들었재.”라는 회상에서 일상의 속박으로부터 해방된 여인의 낭만적이고 관능적이기까지 한 그 작은 행복감을 보며 외려, 한 여인에 대한 공감의 눈물, 연민의 눈물, 고통의 눈물이 흘러내린다. 얼마나 힘들었을까...균이 삼촌이 사다준 그 함지의 무게를 덜어냈을 때, 그 사람 은규로 하여금.

그리곤 작품의 화자인 ‘나’, ‘엄마’의 여인으로서의 발걸음이 남편에 앞서 자신의 이름은 엉뚱하게도 ‘나’ 박소녀라고 어깃장을 놓는 ‘그이’를 바라보며, 그에게 하는 고백은 정말 이 소설의 백미(白眉)이다. “당신은 내게 죄였고 행복이었네. 난 당신 앞에선 기품 있어 보이고 싶었네. ”, 그리고 “당신은 내 비밀이었네. ~ 中略 ~ 당신은 급물살 탈 때마다 뗏목을 가져와 내가 그 물을 무사히 건너게 해주는 이였재. 나는 당신이 좋았소.” 엄마가 간직했던 이 소박하고 절절하고 애틋한 사랑에서, 독자인 나, 누군가의 자식인 나는 당신을 행복하게 해준 사랑이 있었음에 진정 위로를 받는다. 그럼에도 당신은 엄마이기만 하면 되었고, 당신의 행복에 대해선 더더욱 알려고 하지 않았던, 나 밖에 모르던 나를 더욱 용서하기 어렵게 만든다.

선산에 있는 당신의 묘 자리를 보고 당신이 호소하는 안타까움에서 차마 흘러내리는 눈물을 어찌할 수 없게 한다. “죽어서도 이 집 사람으로 있는 것은 벅차고 힘에 겹네. 마음을 달래보려 노래를 부르며 풀을 뽑아주고 자리를 펴고 해가 저물 때까지 앉아 있어보기도 하고 그랬는디 마음이 안 붙어라오.” 엄마, 당신의 영혼만큼은 훨훨 자유롭게 놓아드리겠습니다. 산자들의 욕심, 자식이란 태곳적 이기심을 버리겠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작은 나라에서, 장미묵주를 사달라던 엄마, 바로 로마의 바티칸성국과 그곳의 묵주, 비로소 피에타의 성모상를 바라보며, 엄마를 부탁하는 ‘너’의 속죄의 속삭임이 엄마의 영혼에 진정 닿았을까... 엄마를 진정 위로 할 수 있을까? 아니다. 가족을 위한 세상의 고난을 오직 작고 지친 몸으로 싸안고 사라진 엄마가 바로 당신 아닌가요? 우리들도 가야 할 그 곳.

어린 시절 열이 펄펄 끌어 올라, 세상이 온통 혼돈 그 자체였던, 이미 의식을 놓아버린 내 곁에 열을 내리느라 부지런히 물수건을 번갈아 올려놓던 엄마의 애타는 모습이 떠오른다. 엄마는 이렇게 항상 하염없이 삶의 저 밑바닥에 내가 뒹굴 때면 한 없이 측은한 표정으로 나를 보듬어 안아주셨지.‘지헌’이의, ‘형철’의 그들의 내부에 무진장 쌓여있는 엄마의 기억들이 나와 우리의 엄마와 다르지 않음에 고통스럽다...난, 여전히 엄마의 자유를 이해하고 있지 못하고 자기연민에만 시달리고 있을 뿐...

작품 속 엄마의 표상이 1950년대의 피폐한 전쟁기 혼인여성으로 그 환경이 시대적 간극을 뛰어넘기에는 오늘의 그것과는 사뭇 다름이 있다. 다만, 변치 않는 자식과 엄마라는 생물학적 동체와 분리의 고통, 그로 인한 은혜와 배신의 죄의식은 21세기 오늘에도 우리를 따라다닌다. 이 작품이 롤러코스터를 타듯 격렬한 감정의 물살을 좌우하며 눈물 콧물을 쏙 빼 놓고, 결정적으로 한 여인으로서의 비밀에서 삶의 행복을 드러내어 어떠한 이의도 잠재워버리는, 오히려 감성적 동조를 이끌어내기까지 하는 점은 가히 탁월한 이야기꾼임을 부정할 수 없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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