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6일 목요일

너새니얼 호손 단편선 / 나사니엘 호손 지음 | 민음사

나의 사랑스런 중고책 사냥터, 북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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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특급이라는 TV프로그램을 기억하고 있으신 분들이 있을까 모르겠지만 독자는 그 프로그램을 늦은 밤까지 손꼽아 기다려가며 보았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기억조차 나지 않고 그 당시에도 남들에게 명확하게 이야기 해 줄수 없는 모호한 그 어떤 내용들이었다. 인간의 탐욕이나 죄의식, 무모함, 허무함, 절망감 뭐 이런 것들이 이미지로 남아 있는데 아마도 나사니엘 호손의 단편이 극화된다면 똑같은 느낌을 줄 것 같다.

이 책은 주제를 정할 수 없을 만큼 모호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따라 읽고 있노라면 섬뜩한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된다. 세가지 이야기를 뽑아본다.

1. 웨이크 필드
출장간다는 명목으로 집을 나갔다가 20년동안 바로 옆집에서 기거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간 웨이크 필드라는 사람의 이상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 기괴한 에피소드에는 인간의 보편적 우둔함이 숨어있다. 엉성한 계획임에도 기를 쓰고 실행하려는 쓸데없는 고집과, <돌아가야지>하고 수없이 되뇌이면서도 그 생각을 20년 동안이나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 인간인 것이다. 유명한 버나드 쇼의 묘비명을 찾아보시길...

2. 목사의 검은베일
느닷없이 얼굴전체를 가리는 검은베일을 쓰고 나타난 후퍼목사.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며 그 검은 베일을 벗기려 백방 노력을 하지만 목사의 뜻을 꺾을 수 없다. 오히려 검은베일이 주는 그 미지의 권위때문에 목사는 명성을 날리지만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게 된다. 검은베일 위로 백발이 덮이고 목사는 임종을 맞이하게 되는데 최후까지 검은 베일을 벗기려는 손길을 거부하고 검은베일에 쌓인 채 묻힌다. 검은베일은 아마도 '죄'일 것 같다. 검은베일이 벗겨지는 순간이란 심판의 날이고 때문에 죽기 직전까지 후퍼목사는 베일 벗기를 두려워 한 것이리라. 후퍼 목사의 눈에는 모든 사람의 얼굴에 검은 베일이 드리워져 있다. 숨겨 쌓아놓은 죄 때문에 신 앞에 움츠러들지 않을 수 있을 때 비로소 검은베일을 저주하라는 마지막 말은 의미심장하다.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3. 천국행 열차
천로역정의 패러디 버전이다. 크리스챤의 역경은 <수월하게 하기>씨가 안내하는 천국행 열차로 대체되었다. 크리스챤이 이겨낸 유혹과 시험들은 관광상품으로 전락해 버렸고 온갖 장사꾼들만 난무하고 있다. 열차에 탄 모든 사람들은 천국에 도착할 것을 의심하지 않지만 결국은 지옥의 불길 속으로...주인공은 땀에 흠뻑 절어 깨어난다. 듣기 수월한 복음만을 선택하는 신앙에 경종을 울리는 에피소드다.

복잡한 구조의 문장과 긴 수식어구때문에 좀 읽기 힘들지만 오히려 그러한 부분 때문에 저자가 의도하는 모호한 이미지에 푹 빠져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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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만의 태그들(중고책 사냥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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