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12일 목요일

추천도서, 나는 여기가 좋다(한창훈 지음)

나의 사랑스런 중고책 사냥터, 북코아에서 따끈한 책을 7,600원에 구매 ^^
새책도 아주 알뜰하게 구매할 수 있어 추천합니다.
아래 이미지 꾸욱 누르시면 도움이 된답니다. 좋은 정보라고 생각되시면 추천해주세요





삶은 그냥 살아지는 것, 한창훈의 글에는 억척스러움과 모짊이 없다. 설령 세상의 부조리와 불편함이 다가와도 항변하지 않는다. 세상은 그렇게 세월과 함께 그저 흘러가는 것이라는 태도를 견지하는 듯 하다. “세상 모양있게 살지 말자, 다친다.”라는 ‘손 노인’의 일생을 닮기도 하였고, 작품 <나는 여기가 좋다>와 <섬에서 자전거 타기>의 사내의 삶 같기도 하다.
그래서 유독 ‘바다’를 그려내는지도 모르겠다. “왜 그냥 있지 않고 멀리 흘러갈까요, 바다는.”하는 질문과 “흐르지 않으면, 바다는, 아무것도 안돼요. 어장도 안 살아나고.”하는 심심하지만 삶의 이해를 묵묵히 담고 있는 대답처럼 밀착하지 않고 한 걸음 물러선 관조의 시선이 느껴진다.

수록된 8편의 단편에서 시끌벅적한 소음을 들을 수 없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인위성은 사라지고 파도와 바람소리만 들린다. 작은 고깃배의 통통거리는 엔진기계음도 이내 바다, 자연의 경외에 묻혀버린다. 팍팍한 삶의 고단함도 과장하여 목청을 돋우어 하소연하지 않는다. 중노년이 되도록 힘겨운 섬에서의 삶을 몸부림치듯 털어버리고 뭍으로 떠나겠다는 아내를 선뜻 따라나서지 못하는 사내의 주름진 얼굴에서 우리네 삶의 안쓰러움과 부조리에 대한 연민이란 실재를 그저 드러내기만 할 뿐이다.

“날밤을 같이 샜다는 똑 그것 때문에 그 사람이 남 같지가 안 합디다.”라는 <밤눈>의 선술집 여인네의 두런거림처럼 질큰한 정감이 담겨있고, “살아있다는 것은 늙어간다는 것에 다름 아니라는” <바람이 전하는 말>의 유리 속 반사되는 노파의 얼굴에서 “어쩌면 영원히 산다는 것은 죽음을 두고 하는 말 일 수 있었다.”고 그렇게 공감한다. 이처럼 이 단편집의 등장인물 모두 있는 삶을 그저 살아가는 사람들, 아내의 떠남은 상실 그자체이고 가족이란 평온한 냄새에 중독되어 살아가는 우리들 모습이다. 그리고 묘사된 마을의 전경도 아무런 수식이 가해지지 않은 날것 그대로이다.

“말했듯이 사슴 치는 자그마한 목장이 저만치에 하나, 예전에 공사장 자재 납품하다가 손 땐 듯 보이는, 패널과 각목이 켜켜이 쌓여 있어 비 올 때마다 한 뼘씩 착실히 썩어가는 집이 요만치에 하나, 할머니 홀로 부식 트럭 기다리는 맛으로 사는 집이 고만큼 하나씩인 그런 곳인데 손 노인은 그중 시냇가로 몇 발자국 치우친, 호두나무에 가려 슬레이트 지붕 벼슬만 간신히 솟아 있는 집에 살고 있었다.” 『가장 가벼운 생』中에서

섬 다방 아가씨 ‘다혜’의 사랑이 성매매라고 몰아세우는 파출소장의 조롱어린 치기와 무지한 사회제도에 대해서도 어처구니없어 할 뿐, 항변으로 부딪지 않는다. 작가는 이러한 세상의 폭력과 참을 수 없음에 마주하면 이내 해학으로 들어서서 에둘러 이야기한다. 한창훈스러움을 느낀다.

“증거가 없잖아. 둘이 애인이라는 증거가.
같이 잔 것이 증거요.
그래 증거여. 그것이 성매매를 했다는 증거여. 어디 조서 한번 꾸며봐?” 『올라인 네코』中에서

작가는 이처럼 소외된 사람들이 감내해야하는 제도의 폭력과 부조리, 파렴치의 고발로 이정도면 알아듣겠지 하는 것 같다. 기성세대의 배타성, 이기심, 타문화와 타자(他者)에 대한 몰이해에 대해서, 부모세대의 고루함과 권위적 태도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하려 할 때에는 여지없이 유머러스한 광경을 삽입한다. 다시 말해, 악다구니를 부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리곤 넌지시, 또는 킬킬거리며 타협해 낸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먼저 먹는다는 말.
그럼 벌레는요.
.........
일찍 일어난 바람에 잡아먹히는 벌레는요.” 『아버지와 아들』中에서

한창훈은 이처럼 거대담론을 끌어대거나, 지독한 사유의 절차를 읊조리지 않으며, 모양을 부리지 않는다. 소박하고 순박하며, 때론 어리석은 이기심과 무지해보이기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의 부조리, 기성의 편협함, 삶의 난해함을 조용한 목소리로 담담하게 풀어낸다.

90년대 등단하여 요즈음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는 젊은 작가 군들의 다양성, 상상력, 급기야는 ‘미래파’니 어쩌니 하는 몸부림에서 읽어야 하는 부산함, 과장된 번민, 자기연민의 집착, 치기어린 실험과 오만이 없다. “화려한 것은 곧 생을 마감하려는 것의 특징이었다.”고 말하는 사내의 독백처럼 한창훈은 수식하지 않으며, 존재하는 삶의 진정 그 자체에서 소설을 멋지게 창조해낸다.

작품 <밤눈>中 “그 사람하고는 사실 한 번도 그렇게 해 보질 못했소.”하는 여인네의 성적욕망의 아쉬움에도 “무작정 좋은디, 유행가처럼 좋고, 더욱 좋고, 또 좋은디.”하는 만족처럼 이 작품집은 한창훈이 좋아지게 한다. 그의 태도와 자세가 좋다.

-------------------------------------
1. 나만의 태그들(중고책 사냥용)
고서 공지영 교과서 교원 논술책 대학서적 도서 도서가격비교 동화책 로맨스소설 리버보이 마시멜로 마시멜로두번째이야기 만화책 만화책추천 만화추천 문제집 빨간펜 삼국지 서적 서점 소설 소설책 소설책추천 순정만화 시크릿 신화는없다 아동중고책 영어성경 영어소설 영어원서 영어책 온라인서점 원서 유아중고서적 유아책가격비교 인터넷서점 인터넷헌책방 일본책 일한사전 잡지 전공도서 전공서적 중고도서 중고만화 중고만화서점 중고만화책 중고만화책파는곳 중고만화파는곳 중고서적 중고서점 중고전집 중고책 중고책방 중고DVD 즐거운나의집 참고서 책 책가격비교 책방 책싸게파는곳 책추천 추천도서 친절한복희씨 토익책 파피용 판타지소설 포르토벨로의마녀 한일사전 할리퀸 할리퀸소설 헌책 헌책방 DVD영화 일본잡지 책구입 책구매 리뷰 동인지 서평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