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일 일요일

조선잡기 / 혼마 규스케 지음 | 김영사

나의 사랑스런 중고책 사냥터, 북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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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 저는 설명이 책 표지에 적혀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고, 디자인 자체는 보자마자 마음에 들었습니다. 서평을 신청한 이유 중에 디자인도 있었거든요. 책 속 디자인도 표지와 비슷하게 네모 테두리가 둘러져 있고 그 안에 내용이 들어있는데 테두리의 색이 좀더 붉은색에 가깝습니다. 시국이 급박하다 못해 불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붉은색 테두리를 보고 있으면 원고지가 생각나기도 하고, 시국이 극박하다 못해 불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입니다.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편집은 - 소주제에 따라 항목을 재정리했는데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원 책에는 어떤 식으로 분류가 되어있을지 궁금하지만 이 편집도 좋습니다.


가격 외 기타 - 안그래도 무거웠던 인문서적들의 가격이 물가가 오르면서 더 오르거나 어느 정도에서 내려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도 부족하나마 책을 몇권 편집제작해본 입장에서 출판사의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좀 더 가격을 싸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결제 버튼을 누를 때마다 피눈물을 흘리는 소비자들 생각도 좀 더 해주셨으면...T T


기분 탓일지도 모르겠지만 비슷한 사이즈의 다른 책들에 비해서 조선잡기는 좀 가벼운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종이의 질 또한 나쁘지 않은 것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종이가 좀더 저질이라도 좀 더 싼 가격에 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내용]
책의 내용이나 그 질적인 면에 있어서는 다른 분들이 익히 적어주셨기에 저까지 또 적을 필요가 없을 정도지만 간단하게나마 적어보겠습니다.

우선 목차에서 볼 수 있듯 역사, 정치, 풍속, 경제, 문화 예술, 국제 관계까지 다루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상당히 많은 부분의 정보를 다루고 있고, 그 질 또한 상당합니다.

그러나!


읽으시기 전에 - '청일 전쟁 당시의 일본인이 보고 썼다'는 사실, 즉 조선을 일본과 대등한 나라가 아닌 점령 또는 식민지화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 두지 않으면 그저 '일본놈이 건방진 소리를 한다' 정도로 생각해 버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책의 리뷰를 보면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건 편협하고 잘못된, 이 책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의견입니다.

김영사가 조선을 나태하고 불결한 구제불능의 나라라 정의하는 이 책을 굳이 독도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때에 번역/출판한 것은 단순히 反일본 분위기에 편승해 종이 장사를 하려는 의도만은 아닐 겁니다.

일본이 본 조선은 어떤 모습인가, 그리고 그 모습이 이 시대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제가 생각하는 이 책의 번역/출판 의도는 그렇습니다.이 책은 자칭 개화한 일본인이, 서양식으로 변해가는 일본의 시각에서 보고 쓴 책입니다. 이 점을 미리 상기해 두고 냉정하게 읽지 않는다면 불쾌함을 떠나서 돈이 아까운 분도 계실 겁니다. 그리고 책에게 실례이기도 하구요. 이 책이 담고 있는 의미는 보지 못하고 단순히 일본놈이 건방진 소리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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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술에 대해 -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리뷰를 읽다 보면 '일본놈이 건방지게 우리를 깔보고 의도적으로 깎아내려 서술했다' 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꽤 계신 듯 합니다. 아니면 '그래도 그 때 당시의 생활상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하시는 분들도 꽤 계시는데, 물론 둘 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저는 그 이상으로 생각해야 된다고 봅니다.
이 책의 서술은 [객관적]입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정보가 객관적이고, 그것을 전하는 논조는 지극히 주관적입니다. 서술만 따라가다 보면 쪽바리가 건방지게 남의 나라를 깎아내린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고, 그 안에 담긴 정보를 일본인이 자기 마음대로 왜곡시킨 정보로 인식하게 될 겁니다. 부디 정보와 논조의 구분을 확실히 해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목차와 페이지 - 목차와 거기에 딸린 페이지 수를 비교해 보면 항목당 페이지 수가 얼마 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각각 항목들의 서술은 대부분 페이지의 반 정도인 경우가 많고, 많이 서술된 경우도 너댓 페이지를 넘어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보가 부실하지는 않습니다. 항목 자체가 세세한 부분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서술은 꽤 자세한 편입니다. 너무 자세하다 못해 필자의 의견-조선은 구제불능-까지 들어있어서 짜증날 정도니까 서술이 부족하다거나 정보가 적다거나, 그 점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필자가 직접 그린(또는 신문에 실렸던 듯한)그림이 관련 항목과 함께 실려 있고, 책 뒤에는 그 당시 사진들 중 책의 내용과 관련된 사진들이 실려 있어서 글 뿐만이 아니라 보는 재미도 심심찮게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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