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20일 금요일

추천도서, 모닝콜(곽세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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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사람들은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나 하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킬 때가 있다. 내가 과연 제대로 살고 있는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고.

이 작은 책은 내가 삶의 갈피를 잡아 가는 방법을 재미있게 얘기하고 있다. 저자가 인도에서 생활한 적도 있다하니 그래서인지 불교적이고 힌두교적인 분위기도 물씬 풍긴다.

우리가 고민고민하며 살아가고 있는 이 인생을, 숙명과 운명과 온갖 절대적인 힘에 대결하듯이 살아가고 있는 인생은 실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내 스스로 결정했다는 얘기는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나의 영혼은 스스로의 완성을 위해 인간적인 시각에서 아무 부족함이 없는 멋 있고 풍족한 인생을 설계하진 않는다고 한다. 시련을 겪더라도 영혼의 완성을 위한 일이라면 과감히 선택하곤 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의 영혼이 완성이 되면 일종의 해탈이랄까? 하여튼 이런 생노병사의 굴레에서 벗어난다고 하니까. 죽고나서 육체를 벗은 명징한 영혼의 눈으로는 멋진 육체, 부유한 재산 등이 그리 매력적으로 보이진 않을 것이다. 그래봤자 역시 육체에 갇힌 영혼이 겪어야 할 수련 중에 하나로 보일테니까.

그렇게 내가 선택해서 살아가고 있는 인생에서 모닝콜이란 각성기제가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저 그런 생활을 영위하고 있을 때, 내가 정한 시간에, 내가 설계한 인생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각성 시키는 그 무엇. 이 작품에서는 모닝콜 담당 천사가 있다. 그 천사는 모닝콜이라는 형식으로 우리에게 인생에서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 일깨워 준다고 한다.

그럼 그 모닝콜을 받자마자 곧 각성을 하느냐. 그러지 못한다는 점이 인간적이다. 우리 인간 세상은 여러가지 유혹으로 가득 찬 놀이동산! 굳게 마음 먹고 온 설계도는 우리 자신의 손에 의해 구겨지고, 망가지고 연기되고...

성공한 자는 모닝콜을 받자마자 자신이 왜 이 세상에 온 것인지 금방 알아차리고 현실이 어떠하든 자신의 운명에 순응해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인생을 전환한다고 한다. 자신이 어떠한 인생을 설계했든.

그저 평범한 삶일수도 있고, 어떤 위대한 업적을 남길 수도 있고. 그것은 온전히 내 몫이다. 설계도, 또 각성해서 그 설계도를 완성하는 것도. 참 마음에 드는 이야기다. 신이나 기타 절대적인 힘에 의해 내가 좌지우지 되는 것이 아니라, 다 내가 할 탓이라는 얘기, 정말 마음에 든다. 내가 이 번 생에서 각성하지 못해 다음에 또 태어난다 해도, 그것도 내 탓! 좋지 아니한가.

작가의 상상력이 참신한 것은 아니지만 친근감 있는 문체로 조근조근 써 내려간 작품은 핸드백 속에 얌전히 있다가 가끔 튀어나와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줄 것 같다. 아, 이 인생이 싫은 것이 아냐, 숙명 따위, 나를 괴롭히는 다른 힘은 없어. 다 내가 원한 것인걸. 미루는 것도 피하는 것도, 심지어 힘들어 주저 앉고 싶은 이 시간도.

갑자기, 아니 가끔은 나를 좀 더 큰 사람으로 보며 격려하고 싶을 때, 생각 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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